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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2

East Terminal

알바니아와 북마케도니아의 국경을 넘어 북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 가는 날. getByBus에서 버스를 예약했다. 버스는 8시에 출발한다. 6시 40분에 일어나 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버스 터미널에는 편의점과 카페가 있다.

버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버스 밖에 서 있는 기사님들께 여쭤봐서 터미널 실내의 한 여행사 사무소에 들어갔더니 온라인 예약 큐알코드를 보시고 두 명 분의 티켓을 주신다. 그리고 그가 가리킨 곳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는 웬 로고도 없는 봉고차다.

7시반 조금 넘어서 반신반의하며 버스에 탑승한다. 그 후 도착한 사람들이 버스에 탄다. 버스는 8시가 넘은 시간에 느긋하게 출발한다.

창밖으론 티라나에서 보지 못했던 알바니아의 새로운 모습이 펼쳐진다. 약간의 비와 차가운 안개에 젖은 푸른 산과 계곡들을 지나는 동안 버스는 자갈과 웅덩이가 가득한 비포장도로 위를 덜컹덜컹 기어가기도 하고, 구불구불하게 난 흙길을 달리기도 한다.

구글맵을 보며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확인한다. 현위치를 나타내는 파란 점이 국경에 걸쳐 있을 때의 묘함이란…

국경에서는 잠시 멈춰서 기사님 또는 경찰이 승객들의 여권을 다 걷어가서 검사하고, 몇 분 후 다시 돌려주고 출발한다. 앱에서는 스코페까지 5시간 걸린다고 나와 있었는데 실제로는 6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북마케도니아 땅으로 넘어오니 바로 데이터가 안되기 시작한다. 나는 독일에서 쓰고 있는 Ja! Mobil 유심에 Week Pass라고 해외 로밍 옵션이 있어서 그걸 쓰고 있다. 7일간 그룹 2에 속하는 나라들에서 3GB를 16유로에 쓸 수 있다. 그룹 2에는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코소보 등 웬만한 이쪽 나라들은 다 속한다. 3GB는 7일동안 넉넉했다. 16유로는 평소처럼 크레딧에서 빠져나간다. 출발하기 전에 Week Pass를 앱에서 신청했고, 그 나라에 가서 데이터를 켜면 그때부터 7일 적용이 시작된다. 문자 메세지로 이용안내가 오고, 거기 링크된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썼고 며칠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오흐리드와 스코페가 키릴문자로 쓰여 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릴 뻔.

북마케도니아어는 남슬라브어파에 속하며, 그 기원은 고대 교회 슬라브어로 추정된다. 이 고대 언어는 9세기에 슬라브 민족을 대상으로 한 키릴과 메토디우스의 선교 활동으로 생겨났다. 키릴과 메토디우스가 고대 교회 슬라브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한 최초의 문자는 글라골 문자로, 41개의 글자로 구성되었다. 키릴과 메토디우스의 제자들은 키릴을 이름을 딴 키릴 문자를 개발했다.

중세 시대에 북마케도니아 지역은 비잔틴과 불가리아를 포함한 여러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비잔틴 제국의 영향으로 그리스어가 행정 및 종교 언어로 자주 사용되었고, 불가리아 제국은 고대 교회 슬라브어를 채택해 그 지역에서 슬라브어 사용이 촉진되었다. 14세기 후반부터 거의 5세기 동안의 오스만 제국의 지배로 인해 상당한 터키어 단어가 마케도니아어에 들어오게 되었다.

19세기는 많은 발칸 민족에게 민족적 각성의 시기로, 슬라브족의 유산과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마케도니아어 표준화와 방언 연구가 증가했다. 그러나 1차대전의 여파로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세르비아, 불가리아에 분할되어 각 국가마다 고유한 언어 정책을 갖게 되었고 마케도니아어는 억압받는 시기를 겪었다. 2차대전 종식 이후 유고슬라비아의 수립은 마케도니아어의 공식 인정과 표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마케도니아 문자는 키릴문자를 기반으로 31자로 구성되어 있다. 마케도니아어는 현대에 와서도 계속해서 그리스와 불가리아 등에 의해 불가리아어나 세르비아어의 방언이라고 주장되어 오며 명칭 분쟁의 대상이 되곤 하며 젊은 세대가 영어 등 더 지배적인 언어를 채택함에 따라 언어 변화의 위험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선 보존 사업도 진행 중이다. 1

휴게소는 중간에 4번 정도 간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건 아니고 중간중간 있는 호텔이나 주유소에 딸린 카페와 마트 같은 곳이다.

북마케도니아에는 유기견 문제로 인해 들개가 굉장히 흔하다. 내가 본 개들은 대부분 매너 있고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2018년 한 해 동안 스코페에서만 1,000건 이상의 물림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2

토요일이 러시아어로는 суббота인데 여기서는 сабота이군… 그리고 일요일이 недела다! 러시아어로 1주가 неделя 인데! 그리고 러시아어에선 일요일을 Воскресенье (부활)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неделя가 не / деля (not working)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와우… 멋있는 아파트와 간판들. 눈이 즐겁다.

십자가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갈 생각은 없다.

Post Office of North Macedonia - Head office

브루탈리즘 건축물로 찜해뒀던 우체국도 창밖으로 지나간다. 브루탈리즘은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유행한 건축 양식이다. 노출 콘크리트를 의미하는 르코르뷔지에의 Beton brut에서 유래해 Brutalism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브루탈리즘은 당대의 낙관주의를 반영해 순식간에 세상을 휩쓸었지만 유행이 지나자마자 철거되거나 버려졌다. 공산주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새로운 사회의 확립의 증거였던 브루탈리즘 건축물들은 동남유럽에 꽤 많이 남아 있지만 이 우체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잘 보존되지 못하고 있다.

이 우체국 건물은 1963년 스코페 지진 이후 Janko Konstantinov가 건설했다. 1974년 아직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였을 때 완공된 우체국은 도시의 회복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고, 국제적으로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3년 대형 화재로 거의 소실되었으며, 인근 강의 지하수 때문에 건물의 기초가 서서히 침식되고 있다. 돔의 유리는 무너지고 있고, 지붕은 거의 없어졌으며, 내부는 황폐하다. 3

이 글에서 스코페의 브루탈리즘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 숙소

버스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약속보다 늦게 도착한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아버지 분이 우리가 묵을 핑크색 건물 앞의 벤치에 앉아 계셨다.  건물의 1층에는 카지노, 마트, 약국이 있다. 아버지 분이 현관문을 열고 방 열쇠를 준다. 방은 이번에도 기대 이상이다. 인테리어는 불교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 이국적이다. 욕실도 좋고, 수건도 많고 뜨거운 물도 나온다.

숙소에 짐을 놓고 나온다. 주변은 풀로 가득한 공원이다. 너른 풀밭을 가로지르는 샛길이 깔려 있다. 조용한 주거단지인 듯하다. 정말 여기서 살고 있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놀이터에는 좀 큰 아이들이 놀고 있다.

스코페의 동물들.

좀 더 걸어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오자 식당과 작은 쇼핑 센터들이 보인다. 한 쇼핑 센터에 들어가자 구글맵에 ‘닫았을지 모름’이라고 뜨던 작은 환전소가 다행히 영업 중이다. 약 이틀간 쓸 유로를 디나르로 바꿔 가지고 나온다.

Alo Alo Capitol Mall

Alo Alo라는 몰의 1층 식당에 들어온다. ‘참치 샐러드’와 ‘마케도니아 피자’를 시킨다. 식당 안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뻑뻑 피워서 담배 냄새가 난다. 틀어주는 노래가 흥겹고 분위기가 chill하다. 한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이 나와 뛰어다닌다. 한 테이블에서는 할머니들이 모여서 대화한다.

참치 샐러드는 그냥 참치캔 참치가 채소와 함께 나온다. ‘마케도니아 피자’는 그냥 예쁜 색깔의 파프리카가 올라간 짭짤한 페퍼로니 피자다. 그래도 다 맛있다. 가격에 비해 양이 많다. 피자는 작은 1인용 피자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일반 사이즈여서 둘이 먹어도 한 조각 못 먹고 남긴다.

다 먹고 결제를 하는데 언니가 영수증에 이상하게 높은 가격이 찍힌 것을 발견한다. 우리가 시킨 적 없는 메뉴 한 개가 추가되어 있다. 환불 받는 과정에서 몇 분을 서서 기다리게 만들더니 돈을 돌려주고 사과 한 마디 없이 가버린다. 밖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판대에 가서 140디나르에 한 스쿱씩 사 먹는다. 나는 카라멜 색깔에 얼룩무늬의 ‘Bajadera’ 맛을 고른다. 맛있다.

아무 것도 못 먹고 아침부터 달려온 국경을 넘는 버스에서 봤던 스코페는 티라나보다 낙후되고 덜 개발되어 보였다. 그런데 배를 채우고 나니 전에 보이지 않았던 차분함이 눈에 들어온다. 버스 시스템도 디지털화되어 있다. 그래도 전체적인 도시 경관에서 티라나보다 섬세함과 부드러움은 적다고 느껴진다.

Art Bridge

티라나의 대대적인 현대화가 과거의 모습을 지우려 한 씁쓸한 이면을 가지고 있다면, 여기도 비슷할까? 신시가지 쪽은 확실히 관광객들을 노리고 갈아엎어진 부분인 것 같다. 중앙에 큰 강이 있는데 그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이 몇 개 있다. 사진은 Art Bridge로, 수많은 동상이 늘어서 있다. 또 다른 큰 다리로는 Stone Bridge 가 있다. 신시가지는 깨끗하고, 모든 것이 큼직큼직한 흰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시야가 탁 트이고, 유럽풍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기념품 가판대도 많고 사진 찍는 관광객도 많은 전형적인 관광지 분위기가 난다.

현재 스코페 중심부의 경관은 대부분 ‘스코페 2014’ 프로젝트의 산물인 듯하다. 스코페 2014는 ‘북마케도니아’가 아닌 ‘마케도니아 공화국’이었던 당시 정부가 지원한 프로젝트로, 스코페에 고전적인 매력을 부여하면서 지진에 더 강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약 20개의 건물과 40개가 넘는 역사적 인물을 묘사한 기념물의 건설 계획이 포함된다. 지진으로 파괴된 도시를 재생하고, 국가적 자부심을 회복하고 대도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었지만 지나친 비용과 비민주적 절차로 비판받기도 했다.

또한 프로젝트는 대내외로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마케도니아가 알렉산더 대왕과 같은 고대 마케도니아 인물들을 자국 영토로 삼으려는 ‘고대화’ 정책의 일부이며 그리스에 압력을 가하려는 시도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이 계획을 도시의 외관을 바꾸는 데 집중하는 보수 정부의 민족주의적 구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누군가는 프로젝트의 ‘고대화’에 알바니아인을 소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며 알바니아인이 부재한 것을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알바니아인이 다수인 지역에 Nexhat Agolli 등 알바니아계 인물의 기념물을 포함했다. 일부 건축가들은 프로젝트의 미학성을 비판하며 그 돈을 현대 건물 건설에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

또한 새로 지어진 휘황찬란한 고전주의 건축물들이 못생기고 우울한 유고슬라비아의 브루탈리즘 건축물들을 숨기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5

유고슬라비아 알바니아 출신 정치인 Nexhat Agolli의 동상. 8년 전에는 깨끗했군. 동상들에는 반달리즘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스코페스러움’을 형성한다. 그래피티가 엄청 많다. 동상에 반달리즘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 쓴 고대 기념물들에 대한 불가리아, 알바니아, 그리스의 반발, 그런 주변 국가들에 대한 북마케도니아인들의 적대감, 그리고 정부가 이런 정체성을 만들어서 강요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다같이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5

Macedonia Square & Fountain of Alexander the Great

커다란 마케도니아 광장의 중심부에 있는 알렉산더 대왕 동상. 알렉산더 대왕의 고대 마케도니아는 발칸 전쟁의 결과로 현재 북마케도니아, 그리스 등 여러개의 국가에 분산되어 있다.

1991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했을 때,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마케도니아 왕국을 지칭하며, ‘마케도니아’를 국명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리스 문화의 핵심을 침해하며 더 나아가 같은 이름을 가진 그리스 북부 영토에 대한 야망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반대로 인해 1993년 마케도니아는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에 무역금지 조치를 취하다가 1995년 잠정 협정 후 관계가 비교적 정상화되었다.

잠정 협정에서 마케도니아 공화국은 국기에서 베르기나 태양을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베르기나 태양은 고대 마케도니아 왕들의 무덤에서 발견된 상징으로, 1993년 그리스 공식 국가 상징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한 마케도니아는 헌법을 개정해 그리스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명시적으로 부인해야 했고,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국제기구 가입을 막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100개국 이상이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리스 일부는 국민의 이름(macedonians)과 언어(macedonian)까지 변경하기를 원하고 있어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6

위는 알렉산더 동상 밑의 분수, 아래는 알렉산더의 가족을 나타내고 있는 올림피아 분수. 비가 온다고 했는데 계속 안와서 좋다.

마더 테레사가 스코페 출신이다. 테레사가 심었던 나무 라는듯. 다음날 테레사 박물관도 방문하기로 한다.

Gate Macedonia

유고슬라비아로부터의 마케도니아 독립 20주년을 기념하는 마케도니아 문. 이것과 알렉산더동상이 스코페 2014 프로젝트의 일부분이었고, 높은 비용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북마케도니아 의회.

이름 모를 성당.

우리는 버스를 타고 싶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봤지만 좀처럼 정보가 잘 나오지 않았다. 구글맵에 버스카드를 파는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다는 2022년자 블로그의 말을 듣고 그 중 근처의 두 곳에 가 보았다. 첫 번째 매표소는 아예 꽁무니도 보이지 않았고, 두 번째 매표소는 이 꼬라지를 한 채 굳게 닫혀 있다.

길거리에 멈춰서서 검색을 하다 보니 무슨 버스앱이 있는데 Skopsko 라는 앱이었는데 이름이 최근 SkopjeBus로 바뀐 거였다. 이 앱에서 실시간 버스 시간표도 볼 수 있고, 버스 길찾기도 할 수 있고, 티켓 구매와 온라인 티켓까지 한 번에 되는 거다. 순식간에 스코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City 버스를 10번 탈 수 있는 티켓을 250디나르에 산다. (결국 딱 두 번밖에 안 탔다) 버스에 타서 큐알코드 찍는 기계를 찾아 온라인 티켓을 찍으면 된다.

Denkli라는 터키시 딜라이트 가게에 들어온다. 직원이 망고 차와 석류 차 같은 것을 작은 종이컵에 담아 건네준다. 차 맛은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었다. Baklava라는 터키식 과자도 시식해본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서도 그 애가 터키시 딜라이트에 홀려 마녀에게 잡혔었지… 오스만 때의 터키는 어떤 나라였을까? 언젠가 꼭 가보겠다는 다짐을 품고 나온다.

Ibni Pajko building. домибнипајко가 뭔가 했는데 дом ибни пајко였음. 도시의 이 부분 전체가 흰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서 햇빛의 색깔과 각도에 따라 도시 전체의 색깔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Old Bazaar

강을 건너 구시가지인 올드 바자 쪽으로 간다. 양탄자를 재활용하여 만든 알록달록한 가방들과 액세서리를 파는 재미있는 상점들이 많다. 가방들이 특히 정말 힙하다. (사진에 있는 거 말고…) 동전지갑 사이즈가 있으면 사려 했다. 아이스크림과 다과를 파는 가게들도 많다.

이건 그냥 코스튬이 아니다.

이것은 특정한 지역이나 전통에 소속되지 않는다. 이것은 현대의 민속에 소속된다.

이것은 정체성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살아있고, 동시대적이며, 아름답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왜냐면 도시는 그 어느 때보다 민속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네가 이것을 입지 않을래?

한 골동품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유고슬라비아가 적혀 있는 메달을 발견한다.

복작복작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먹을 것을 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Bit Bazaar는 시간이 늦어 이미 문을 닫아서 못 보고 나온다.

2년 전부터 좋아해온 문자. 책이나 모니터에선 많이 봤어도 눈앞에서, 손과 물감을 사용해 그려진 글자와 유리판에 빽빽하게 붙은 스티커 글자를 보니 뭔가 다른 찡함이 몰려온다. 이 문자를 태어날 때부터 써왔고 쓰는게 자연스러운 사람들은 무슨 느낌일까?

올드 바자에 있는 에 들어간다. 밴드가 드럼을 치고 기타 치고 노래하고 있다. Just the two of us, Zombie 등의 노래를 커버한다. 우리는 바깥쪽에서 시그니쳐 칵테일과 맥주 한 병을 시켜 마신다. 티라나에서는 코르차, 스코페에서는 스콥스카. 밴드를 보러 안쪽으로 들어간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그런지 직원분들이 엄청 친절하고 모든 테이블에 식초를 찍은 당근을 서비스로 갖다 준다.

바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서 자기 집마냥 활보하고 다닌다. 우리가 나갈 때 직원이 구글 리뷰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다시 강가 쪽으로 나온다. 다리 한복판에 돗자리를 깔고 북을 치는 어린아이, 같이 자리를 펴고 동냥하는 그 부모들. 다리의 또 다른 편에도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음악가.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스코페의 밤을 완성한다.

GTC Shopping Mall

에어비앤비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전 마트에 들리기 위해 쇼핑몰에 들어온다. 아직 문 닫을 시간 20분 전인데 마트 점원들이 끝났으니 나가라고 독촉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건을 고른다. 나는 계산대 옆의 책 가판대에서 마케도니아어로 쓰인 이사도라 문 그림책 하나를 집어든다.

마트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숙소에 도착했으나 현관문 여는 방법을 몰라 못 들어가고 있다가 다른 사람이 들어갈 때 함께 들어간다. 그리고 방 번호를 몰라 2층의 문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입주민이 나와서 사과한다. 낮에 본 방에 대해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에어비앤비 앱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들이 올린 리뷰에 있는 사진을 보니 1층의 1번 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마주한 방에서 단잠에 빠져든다.

Footnotes

  1. A Brief History of the Macedonian Language. (2024, June 5). Talkpal. https://talkpal.ai/a-brief-history-of-the-macedonian-language/

  2. Anxious Adventuring: Balkan Dogs | broken walls and narratives. (n.d.).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brokenwallsandnarratives.wordpress.com/2019/05/23/anxious-adventuring-balkan-dogs/

  3. Brutal Legacy. (n.d.). Issuu.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issuu.com/europanostra/docs/2022-heritage-in-action-magazine/s/15745547

  4. Skopje 2014. (2025). In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Skopje_2014&oldid=1287259249

  5. Statues and Vandalism in Armenia and North Macedonia: Expressions of Official and Unofficial Nationalist Identity | WISDOM. (n.d.).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wisdomperiodical.com/index.php/wisdom/article/view/1105 2

  6. Macedonia’s dispute with Greece. (n.d.). ESI - Europäische Stabilitäts-Initiative e.V.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www.esiweb.org/macedonias-dispute-gree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