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2025-05-04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나에게 여행이란 이벤트야 와라 라는 심정으로 정처없이 좋다는 데 찍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진짜 뭐가 생긴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쇼핑몰에서 ‘코소보’가 들어간 제목에 이끌려 책을 샀더니 그 작가인 이스마일 카다레가 알바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하나고 그 사람에 대한 박물관이 티라나에 있다든지. 계획 틈새로 피어나는 우연을 노리는 게 전략이다. 여행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모든 게 그렇다. 계획이 빡빡하면 우연을 건질 확률이 올라간다. 확률 게임이다.

7시 18분. 머리를 비우고,—사실 완벽히 비운 건 아니다. 11시반에 먹기로 계획한 돈코츠라멘에 대해 생각하며—오늘의 첫 목적지로 향한다.

Enver Hoxha’s Former Residence

엔베르 호자의 집이다. 구글맵 리뷰에 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굳게 닫혀 있어 밖에서 볼 수밖에 없다. 엔베르 호자 Enver Hoxha는 알바니아의 공산주의 지도자였다. 반봉건적이었던 알바니아의 부유한 지주로부터 농지를 몰수해 집단농장으로 편입시키고,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전기공급과 전염병 박멸, 문맹퇴치 등을 했다. 그러나 그런 급진적인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스탈린주의 전술에 의존하여 수천 명의 지주, 농촌 지도자, 성직자, 반대자를 투옥, 처형 또는 추방했다. 1

Checkpoint

체크포인트 Postblloku는 공산주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곳이다. 세 개의 조형물이 있다.

베를린시가 선물한 포츠다머 플라츠의 장벽 일부분. 2

벙커.

Spaç 광산 노동 수용소의 콘크리트 지지대.

의도를 알 수 없는 BUS USB SUB BSU UBS SBU

Tirana Park

며칠 전에 왔던 공원에 들어선다.

길에 깔린 패턴 블록에는 각종 정치인과 단체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German Soldier Cemetary

2차대전 중 알바니아에서 전사한 독일군들의 비석. 3

Commonwealth War Graves

2차대전 중 알바니아에서 전사한 영연방 군인들의 비석. 4

식수대.

기울어짐을 보완한 돌 바닥과 미니 샛길. 귀여운 디테일들.

공원에서 나와 다음 목적지인 모스크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는 중 중요해 보이는 건물들을 몇 개 지나친다. 티라나 대학교.

국립고고학박물관.

대통령궁.

Palace of Congress.

Center for Openness and Dialogue. 사진전을 하는 듯.

도이치반? 너 여기서 뭐 해.

Pyramid of Tirana

며칠 전 겉에서만 봤던 피라미드의 내부에 들어온다. 약간 송도의 스타트업파크같은 느낌. 뭔가 꾸며놨는데 뭐 하고 있는 건진 정확히 모르겠는데 관계자들은 뭔가를 하고 있는 곳.

서점도 있다. Sen tea에서 버블티를 사먹어 본다. 양이 적고 달다. 그런데 테이크아웃 컵이 다회용이다. 피라미드 근처의 사람들은 유독 NPC 같다. 올라가라고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건물에 쭈뼛쭈뼛 들어와서 둘러보다 그냥 나가기도 하고, 잠깐 멈춰서 딴짓도 하고 벤치 놔두면 앉아서 빵 먹고 가기도 하는.

소실점을 향해 늘어진 주차 사인.

세월이 빚어낸 콜라주.

Mosque of Namazgha

Mosque of Namazgha의 외부에서는 이슬람 의상을 착용한 신랑과 신부가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발칸 반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이고, 10년의 공사 끝에 2024년 공개되었다. 알바니아 공산주의 붕괴 이후 무슬림들은 성당은 두 개가 건립되었는데 중앙 모스크가 없어서 거리에서 기도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오스만 제국 시대에 건설된 Ethem Bey Mosque는 작아서 명절에 혼잡을 빚었다. 건축학적으로 이 모스크는 고전 오스만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최대 80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2000명이 추가로 외부에서 기도할 수 있다. 5

입구를 지키고 잇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번에 Ethem Bey 모스크에 들어갔던 경험을 살려 후드로 머리카락을 가리고 들어간다. 내부는 고요하다. 한 사람이 기둥을 향해 거듭해서 절을 하고 있다.

1층 공공 화장실은 관리가 매우 잘 되고 있다. 무지 깨끗하다. 그리고 갑자기 샤워실이 있다.

Art museum Tanas Papa를 보러 가는 길인데 골목이 너무 서울 우리 동네 같아서 찍어본다. 그 박물관은 개인 박물관이라서 예약을 해야만 열어주고 직접 가이드를 해주는 거였다. 그래서 못 보고 돌아간다. 어쨌든 이 골목을 보게 되어서 좋다. 나이 지긋한 주민들이 거리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정겨운 장면을 많이 보았다.

발레 학원인데 로고가 3 같은게 인상적이다. 음악 소리가 흘러나온다.

Brryl에 가는 길이다. 이곳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익숙하고 좋다. 강은 항상 함께 한다.

Brryl 로고가 있는 그 사거리다. 구글맵에서 본 것과 똑같다. Brryl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마을 이름도 아닌 것 같은데… 인터넷에도 정보가 딱히 없다.

아 너무 우리나라 같다. 심신의 안정이 느껴진다.

자기주장이 강한 문.

New Bazaar 또는 Pazari i Ri는 티라나의 전통적인 지역 중 하나였다. 수년간 시장은 게토화로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복원과 재개발 후 관광지로 변모했지만 주민들의 생활비가 증가했다고 한다. 6

어디선가 소래포구의 냄새가 나서 보니까 어시장이 있다. 생선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다.

Te pacja 2004

사실 이 마을에 겸사겸사 온 것은 이 식당을 위해서였다. 알바니아 전통요리를 검색하자 나온 식당 중 하나인데 사진에서 현지인 느낌이 물씬 나서 여기서 아점을 먹기로 한다. 진짜 현지인이 볼 것 같은 티비 프로그램이 나오고 진짜 주민들, 주로 노인들이 들어와서 먹고 간다.

송아지 머리! 송아지 혀! 송아지 뇌! 범상치 않은 메뉴판. 아까 오면서 정육점에서 송아지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빨간 고깃덩이를 봤었다.

나는 평범하게 Tasqebap(고기 수프)를 시킨다. 그리고 Dhallë가 또 있는데 안 시킬 수 없지. 식빵도 같이 주시는데 감사하게도 따로 돈을 안 받으셨다.

놀랍게도 한국의 맛이 진하게 난다. 도가니탕 같은 국물. 식당 자체에서도 양곰탕의 꼬릿한 냄새가 난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갔던 양곰탕집이 생각나 당장 할머니한테 영상통화를 걸어서 보여드린다.

마시고 남은 아이란을 들고 나온다. 길에서 카일을 발견해서 사진을 찍는데, 아이란 뚜껑이 유럽뚜껑과 달리 완벽 분리가 돼서(이제 분리 안돼는거에 익숙해짐)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딱 마실 나온 차림으로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서 주워주려 하신다. 내가 한발 빨리 줍고 땡큐 하니까 대뜸 따봉을 날리심. 너무 귀여우셨다.

그 다음은 이스마일 카다레 박물관에 간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책장 벽화. 이스마일 카다레는 알바니아의 소설가이다. 단편소설, 대하소설, 시, 극, 수필 등 다양한 글을 썼으며, 문자가 발명된 이후의 모든 시대와 세계의 모든 곳에 대해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근데 200레크 현금을 받는다. 나는 티라나 공항으로 갈 때 탈 버스비 400레크밖에 안 남아서 더 이상 현금을 쓸 수 없다. 유로도 거의 동나서 환전도 못한다. 나갔다가 학생할인 가격이 80레크인 것을 보고 다시 들어가서 학생할인 안되냐 물었지만 알바니아 학생만 된다고 또다시 im so sorry와 함께 거절당했다.

아니 그.. 저 카다레 책 들고 있는데 이정도면 들여보내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스칸더벡 광장 앞에는 오페라 극장 건물이 있다.

Bank of Albania Museum

알바니아 은행 박물관은 무료 입장이다. 인포에서 미국인 같은 할머니가 와서 환전소로 착각하고 계속 환전을 시도한다. 직원에게 뜬금없이 ‘당신 영어 잘하시네요’ 하고 간다.

알바니아 어린이들이 알바니아 유니폼을 입고 단체로 오길래 니하오 감지기가 작동해서 니하오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한 명이 ‘하이’ 하고 말아 줘서 고맙다.

가이드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문을 열어줘서 다같이 들어간다. 가이드가 정해진 시간마다 하나 본데, 단체 손님들이 있어서 알바니아어로 해야 한다며 나에게 오디오 가이드 사용법을 안내해 준다. 은행이라 보안 규칙이 철저한지 모든 짐과 외투를 사물함에 넣고 들어가게 한다. 심지어 폰도 넣어야 한다. 알바니아 지역 사람들이 첫 화폐로 사용했던 금속 망치, 동전의 출현과 발전, 금고, 은행 건물의 디자인까지. 짧지만 흥미로운 전시였다.

Mig

알바니아 여성 박물관이다. 입장료는 500레크. 레크가 더 이상 없었는데 유로도 받는다고 해서 5유로 낸다. 손님이 나 한 명밖에 없었는데 박물관 관장님이 환영해주시고 방마다 설명해주신다. 방은 약 4개로, 각각 고대 일리리아의 여성, 공산주의 시기의 여성, 등등(까먹음)을 테마로 한다. 관장님이 한국에 온 적 있다 하시고 가이드 내내 한국은 어떤지 많이 물어보신다.

일리리아 사회의 여성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여성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렸다고 한다. 상속권을 누리고 남편 허가 없이 노예 해방 가능 등. 8

사회주의 체제 때 애를 많이 낳은 여자는 메달을 받고 히어로 취급 받았다고 한다.

2000년의 알바니아 관광 책자를 발견한다. 겁나 흥미롭다. 전시를 다 보고 돌아갈 때 한국어로 감사합니다가 뭔지 물어보고 ‘감사합니다’ 하심. 나도 팔리민데릿 할걸! 하고 뒷북 쳐 본다.

1유로 샵인데 환전한 레크 값을 표시해두었다.

1시쯤 되자 너무 더워서 더 이상 걸어다니는 건 못하겠다고 판단한다.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해가 좀 떨어지는 3시까지 호텔 주방 테이블에 앉아서 남은 일정 계획 짜고 핸드폰으로 할 일 한다. 투숙객 중 한 명이 나한테 딸기 상자를 내민다. 맛있다. 더 먹으라고 하지만 차마 남의 음식을 계속 뺏어먹을 수 없어서 그만 먹었다. 나중에 나도 딸기 사 먹으며 생각한건데, 딸기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내가 더 먹어줬으면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 나왔다. 3시인데 여전히 햇빛은 뜨겁다. 지금까지 지나쳤던 딸기 상자가 눈에 들어온다. 거리의 한 과일가게에 들어갔는데 딸기 한 상자에 70레크(0.7유로)인 것이다. 다른 과일가게는 보통 사진처럼 100-120레크 한다. 딱 보니까 상태 나쁜 딸기 떨이로 싸게 파는거 한 상자 샀는데 주인이 ‘팔리민데릿. 땡큐라는 뜻이에요’ 함. 아아 나도 팔리민데릿 할걸!!

Tanners Bridge

태너스 브릿지. 오스만 때 돌다리를 재현해 놓은 거라고 한다. 이거는 재현한 거라 짧지만 원래 아주 긴 것이었나 보다. 티라나와 고원지대를 연결하는, 산봉우리와 푸른 계곡 사이를 실처럼 엮어 나간 다리였다고 한다. 근처에서 가죽 세공인과 정육점 주인들이 영업했는데, 그래서 다리과 길에 ‘무두질하는 길’ 즉 Tanner Road라는 이름이 붙었다. 9 근데 너무 맨질맨질해서 물기 한 방울도 없는데 발이 미끄러졌다. 비오면 황천길인데 그냥?

더러운 딸기를 식수대에서 씻어먹으려고 다시 공원에 왔다.

자전거를 타고 맞은편에서 오는 두 소년, 또 나의 ‘니하오 레이더’가 작동한다. 이번엔 정확했다. ‘칭챙총’, ‘차이나 차이나’를 외치고 간다. 주로 십대 남학생들이 2명 이상 다닐때 한다. 특히 주위에 그들과 나밖에 없을 때 확률이 올라간다. 주위 친구들에게 쿨해 보이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는 굳이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

그렇다고 숨어들고 싶지는 않다. 식수대에 가서 딸기를 씻은 후, 탁 트여 있는 호수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딸기를 먹으며 책을 읽는다. 아니나 다를까, 지나가던 어린 남자아이 무리 중 두 명이 멈춰서 잠시 날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소심하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니하오’ 하고 지나간다. 이번에는 조롱의 의도보단 호기심이 담겨있는 목소리다. 그렇게나 신기할꼬! 그래 신기하구나. 너희 머리가 좀 큰 다음에 만나게 될 아시아인이 덜 신기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지금 날 맘껏 신기해해도 좋단다.

더럽고 오래되어 보였던 딸기는 익을 대로 익어서 달고 향기로웠다. 딸기를 다 먹고, Three Elegies for Kosovo의 한 챕터를 다 읽은 후 자리를 뜬다. 오스만 제국이 침략하던 날의 알바니아와 발칸 국가들, 그리고 알바니아 왕자의 심리와 풍경을 노래하듯이 묘사한다.

아침과 저녁에 공원에 방문하면서 본, 아침 일찍 운동복 차림으로 체조하며 공원을 러닝하거나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르신들이었다. 대중교통에서 유튜브 보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여느 한국 지하철의 어르신들이 떠올랐다. 어제 버스에서 나에게 말을 걸던 알바니아인이 보여줬던 이미지는 하트 모양 라떼아트가 있는 커피잔 사진 위에 반짝거리는 장식 서체로 알바니아 속담이 적혀 있는 것이었는데, 페이스북에서 지인에게 공유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 이미지의 비주얼과 전달 방식이 우리 할아버지가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이미지들과 비슷했다. 그리고 자기 나라 수도의 현대화에 자부심 느끼는 것까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서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느낀다.

Kungfu Noodle Bar

아시아인이 주위에 없을수록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인임을 느끼는 지금. 원래 점심에 가려 했던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더위를 피해 급하게 들어온다. 온갖 아시아 나라들의 대표 메뉴들이 모여 있는 식당. 김치볶음밥도 있다. 먹으려 했던 돈코츠라멘은 너무 비싸서 조금 싼 야끼소바를 시킨다. 매우 짜다. 고기 한 점에서는 소금 알갱이가 씹힌다. 그래도 너무 맛있다. 음식을 먹으면서 계속 책을 읽는다.

선거철인지 벽보를 흔히 볼 수 있다.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방에 들러 구경한다. 그러던 중 폰이 꺼진다.

길을 잃었다

호스텔 근처여서 핸드폰 없어도 호스텔에 찾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방향감각은 집을 나갔다. 아무래도 내 본체는 핸드폰이었던 모양이다. 핸드폰이 죽으니 곧 나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폰 액세서리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제발 충전기 좀 빌려달라고 했다. 주인은 선뜻 빌려줬다. 충전되는 동안 어색하게 좁은 가게 안에 약 10분간 서 있다가 끝나고 you saved my life. have a good evening하고 나왔다. 무뚝뚝하게 충전기를 연결해준 주인이 싱긋 웃음을 보인다.

10% 충전된 폰으로 구글맵을 켜 다시 호스텔에 들어올 수 있었다. 예상대로 호스텔은 멀리 있지 않았지만 폰 액세서리 가게 주인의 호의와 구글맵 없이는 절대 스스로 찾아 들어갈 수 없었을 것 같다. 혼자 여행을 다니며 내가 동경했던 ‘스스로 척척 해내는 사람’을 모방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나약하고 다른 인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이 날 삼만 보를 걸었다. 걸음수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로 최고기록이다. 근데 그렇게 많이 걸었다는게 안 믿기고 다리도 전혀 안 아프다. 오늘 다닌 반경은 넓지 않지만 버스를 한 번도 안 탔다. 대중교통을 안 타면 나도 모르는 사이 걸음수가 많이 나오는 듯하다.

내일 탈 비행기를 위해 온라인 체크인을 한다. 시간 맞춰 공항에 가려면 5시 버스를 타야하고, 4시 반까지 그 정류장에 도착하려면 4시에 호텔에서 나와야 하고, 그러려면 넉넉하게 3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야 한다. 3시에 깨는 것보다 안 자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깜깜한 방에 누워 뜬눈으로 짧은 밤을 지샜다.

난 여행지에서는 항상 거의 눕자마자 잠드는데, 잠을 안 자니까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다. 자정이 넘어도 사람들은 왔다갔다 하고 핸드폰 후레쉬를 켰다 껐다 한다. 그리고 소리가 장난아니다. 나를 제외한 5명이 동시에 코골이 또는 숨소리를 내니까 압력밥솥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가 따로 없었다. 이따금씩 누군가 괴상한 소리를 낼 때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다. 소리없이 웃어도 이층침대에 진동이 가해져서 내 아래층 사람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Footnotes

  1. Enver Hoxha | Communist Leader & Prime Minister of Albania | Britannica. (2025, April 10).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Enver-Hoxha

  2. Tirana, AL | The Wall Net. (n.d.).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en.the-wall-net.org/tirana-al/

  3. Kriegsgräberstätte: Tirana—Bau, Pflege und Instandsetzung | Volksbund.de. (n.d.).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kriegsgraeberstaetten.volksbund.de/en/friedhof/tirana

  4. CWGC. (n.d.). Tirana Park Memorial Cemetery | Cemetery Details. CWGC.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www.cwgc.org/visit-us/find-cemeteries-memorials/cemetery-details/2022206/tirana-park-memorial-cemetery/

  5. The Grand Mosque of Tirana. (n.d.). Visit Tirana.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www.visit-tirana.com/locations/the-grand-mosque-of-tirana/

  6. New Bazaar in Tirana, Restoration and Revitalization by Atelier 4; Albania. (n.d.). BIG SEE.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bigsee.eu/new-bazaar-in-tirana-restoration-and-revitalization-by-atelier-4-albania/

  7. Why Should We Read Ismail Kadare?, by David Bellos. (n.d.). World Literature Today. Retrieved May 5, 2025, from https://worldliteraturetoday.org/2021/winter/why-should-we-read-ismail-kadare-david-bellos

  8. Illyrian education. (2024). In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Illyrian_education&oldid=1260068656

  9. nikolay. (2024, December 29). Tanners’ Bridge – Tirana’s Historic Ottoman Footbridge. Balkan Kaleidoscope. https://balkankaleidoscope.com/albania/tanners-bridge/